한낮의 기온에는 아랑곳없이 초가을의 입김이 서서히 번지고 있는 근일.
이른 아침 우물가에 가면
성급한 낙엽들이 흥건히 누워 있다.
가지 끝에 서성거린 안개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져버린 것인가.
밤 숲을 스쳐가는 소나기 소리를 잠결에서 자주 듣는다.
여름날에 못다 한 열정을 쏟는 모양이다.
비에 씻긴 하늘이 저렇듯 높아버렸다.
이제는 두껍고 칙칙하기만 하던 여름철 구름이 아니다.
- 법정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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